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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마루켄 호젠지점 (花丸軒 法善寺店)
벌써 일본 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하늘도 우리를 위해 같이 슬퍼해주는 걸까요? 비가 추적추적 왔지만 마지막 날이라서 다행입니다.
오늘도 역시 굶주린 배를 잡고 먹이를 찾아 떠납니다.
생각해보니 일본 와서 그 흔한 라멘을 못 먹었습니다.
이치란 라멘을 먹어보고 싶었는데 웨이팅 기본 2시간이라서 먹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라멘을 먹기로 합니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 곳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찾은 곳이 하나마루켄 입니다.
메뉴판 맨 위에 있는 가장 기본적인 라멘을 주문했습니다.
안에 두툼한 고기와 짭짤한 장조림 같은 고기가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었습니다.
맛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습니다. 평범한 라멘 맛.
이쯤 되니 이치란 라멘 맛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다음에 일본을 또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이치란 라멘을 꼭 먹어 보겠습니다.
매장 한 켠에 김치를 무료로 제공해 준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바로 김치를 달라고 했습니다.
마스타 상, 키무치… 쿠다사이…
겉보기에는 아주 그럴싸합니다.
그러나 맛은 김치도 아니고 배추 장아찌도 아닌 아주 애매한 맛이었습니다.
먹기를 포기합니다.
애매하고 묘한 기분을 안고 가게를 나와 다음 행선지를 골라봅니다.
메이드리밍 오사카 난바점 (めいどりーみん 大阪 なんば店)
비가 계속 오는 바람에 일단 실내로 피신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만만한건 카페인데, 문득 유튜버 곽튜브가 방문한 메이드 카페가 떠올랐습니다.
일행들에게 조심스레 제안해 보지만 머뭇머뭇합니다.
사실 저에게도 아주 큰 용기가 필요했지만 이 때 아니면 평생 못 가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곽튜브가 간 곳은 아키하바라에 있는 것이지만 찾아보니 오사카에도 똑같은 지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 가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참고로 메이드리밍 메이드 카페는 직원들을 촬영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변이나 커피만 조심스럽게 찍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여권을 발급해 줍니다.
그렇습니다. 여기는 꿈의 나라 ‘메이드리밍’입니다.
이 멀티버스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질어질한 정신을 부여잡고 메뉴판과 주의 사항을 천천히 읽어봤습니다.
그리고는 메이드 직원이 주문을 받으러 왔는데 대뜸 메뉴판 맨 뒤에 있는 코스 메뉴를 추천해주는 겁니다.
가격도 꽤 비쌌습니다.
저희가 심신미약 상태로 빠진 틈을 타 비싼 메뉴를 추천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유일하게 정신 차린 제가 “그거 말고 그냥 커피랑 디저트만 주문하겠다”고 했습니다.
“칫… 결계인가?” 하는 표정의 직원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직원들이 발광 야광봉을 나눠줍니다.
어디에 쓰는 것인가 봤더니 메이드가 공연할 때 응원하는 용도인 것 같습니다.
물론 메이드 공연은 무료가 아닙니다.
메뉴판에 어떤 공연이 얼마인지 자세하게 적혀있었습니다.
대략 1,000엔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저희는 아주 운이 좋게도 큰 손 형님이 계속 공연을 주문하셔서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공연을 보는 사이에 주문한 커피가 나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맛은 그저 그렇습니다.
약간 산패된 맛을 가진 묽은 아메리카노의 맛이랄까..?
시럽도 같이 나옵니다.
쿠마 프라페입니다.
원래 이런 거 먹는 스타일 아닌데 여기까지 와서 이런 거 안 먹으면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초코 맛이라서 달고 맛있었습니다.
신기했던 점은 방문했던 손님들의 연령층이 굉장히 다양했습니다.
일본의 메이드 카페가 학생부터 가족, 직장인까지 남녀노소 즐기는 문화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요즘 한국에도 메이드 카페가 점점 생기고 있는 추세인데, 그래도 아직까지는 생소한 문화이기 때문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덴덴 타운 (でんでんタウン)
점점 공항에 갈 시간이 다가옵니다.
정말 마지막 발악으로 어디 구경할 곳 없을지 잠깐 걷기로 합니다.
걷다 보니 용산 전자상가 처럼 각종 전자기기와 프라모델, 피규어를 판매하는 상점이 줄지어 들어서 있습니다.
지도를 켜보니 덴덴 타운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프라모델, 피규어 이런 것에 문외한이라서 크게 관심은 없었지만 일본이 이런 문화에 발달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 번 구경해 보기로 했습니다.
건담 종류가 아주 많았는데 이런거 다 모으려면 돈이 참 많이 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에서는 아주 비싼 취미 생활일 것 같습니다.
멋있고 정교해서 계속 보게 되더군요.
넋 놓고 구경하던 도중 시계를 보니 정말 갈 시간이 되서 부랴부랴 공항으로 떠납니다.
귀국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공항에 2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출국 게이트가 1개만 열려 있어서 대기 줄이 엄청 길었습니다.
당시 코로나 여파로 대부분의 게이트는 운영이 중단된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 계획은 여유롭게 탑승 수속 마치고 면세점 쇼핑을 하려고 했었는데 물거품이 됐습니다.
결국 2시간 동안 대기만 한 채 면세점을 지나쳐 비행기에 탑승해야 했습니다.
도쿄 바나나와 같은 일본의 특색있는 간식들을 사고 싶었는데 못 사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한국인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무사히 귀국 후 집 근처 돼지국밥집을 방문하여 여독을 풀었습니다.
역시 한국 음식이 최고네요.
집에 돌아와서 짐을 풀고 초라한 떼샷을 찍었습니다.
전부 돈키호테에서 구매한 음식들입니다.
면세점 쇼핑 했더라면 더욱 만족 했을텐데 정말 아쉬웠습니다.
다시 봐도 짐빔 위스키는 저렴한 가격에 정말 잘 산 것 같습니다.
다음에 일본 여행을 하게 된다면 조금 더 여유 있게 공항에 도착해서 쇼핑할 계획입니다.
총평
일본은 기본적으로 예의와 매너가 몸에 베어 있어서 제가 만났던 일본인들은 모두 착하고 친절했습니다.
한 때 혐한 논란도 많았었는데 전혀 그런 것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거리는 쓰레기 없이 항상 깨끗하고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피해 가는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온천에서 떠들지 않고 대중교통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을 보고 예상치 못하게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음식 또한 한국 사람 입맛에 맞기 때문에 일본 여행이 더 즐겁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일본 여행은 한번 더 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