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 카카오톡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우주 (7-1): 블랙홀 (Black Hole), 최초의 발견과 실제 관측

서론

 

블랙홀 (black hole)은 아이작 뉴턴의 중력의 법칙이 발표되던 시기에 이미 예견된 존재였습니다. 당시 과학자들은 빛 조차도 중력에 사로잡히는 현상을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천체가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어두운 별 (Black Star)이라고 부르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두운 별에 대한 연구가 흐지부지 되어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게 되었습니다. 이 후 1962년에 이론물리학자 존 휠러 (John Archibald Wheeler)는 특이점을 가진 존재에 대해 어두운 별이라고 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여 블랙홀이라는 명칭을 붙이자고 제안하게 됩니다. 블랙홀은 별의 시체와도 같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현재, 미스테리로 존재하고 있는 블랙홀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블랙홀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본론

블랙홀의 탄생 과정

 

black hole
출처 : NASA

 

본래 질량이 있는 물체는 중력이 있기 마련입니다. 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 글에서 설명했듯이, 별의 내부는 중력에 의해 계속 뭉치게 되고 이것이 반복되면 빛과 열을 내며 폭발합니다. 폭발하는 힘은 다시 뭉치는 중력을 밀어내게 되고 중력과 폭발하는 힘이 평형을 이루게 되면 적당히 크기를 유지하며 밝게 빛나게 됩니다. 하지만 별이 매우 크다면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나도 중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전부 무시하고 한 점으로 모이게 됩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크기는 없고 질량 (중력)만 남아있는 블랙홀입니다.

 

블랙홀의 기본정보

 

black hole
컴퓨터 그래픽으로 인공적으로 구현한 M87 블랙홀의 모습 | 출처 : NASA

 

밀도는 중성자 별인 펄사 (Pulsar)보다 훨씬 큰 천체가 된 것입니다. 한 번 빨려 들어가면 빛 조차도 다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빨려 들어간 물체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인간 이해력의 한계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블랙홀이 검은색인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블랙홀 안에 우리가 아는 물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간도 공간도 없으며 모든 물리학 법칙마저 무시됩니다.

1963년 로이 커 (Roy Kerr)는 두 개의 별에서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경우를 최초로 발견했으며, 대부분의 블랙홀들이 이렇게 탄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를 커 블랙홀 (Kerr Black Hole)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두 별 중 하나가 블랙홀이 되면 다른 별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이 빨려 들어가는 별은 늘어진 형태의 원반 모양으로 블랙홀 주변을 감싸게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강착원반 (Accretion Disk)이 생성됩니다. 빨려 들어가는 물질이 서로 부딪혀서 마찰열에 의한 에너지가 방출됩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블랙홀은 빛 마저 흡수하기 때문에 우리가 볼 수 있는 정보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기 직전의 주변입니다. 이렇게 빨려 들어가기 직전의 경계를 사건의 지평선 (Event Horizon)이라고 합니다. 블랙홀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그 경계면 밖으로는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블랙홀 관측 :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Event Horizon Telescope (EHT))

 

black hole by EHT
2019년 Event Horizon Telescope (EHT)로 촬영한 M87 블랙홀 | 출처 : NASA

 

20세기 말,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강력한 중력에 붙잡혀있는 것처럼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별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너무 멀고 어두워서 당시 기술을 훨씬 뛰어넘는 성능을 갖는 망원경으로 관측해야 사건의 지평선을 볼 수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났지만, 새로운 아이디어가 등장합니다. 간섭계를 이용한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을 멀리 떨어뜨려 놓고 동시에 관측할 수 있도록 연결하면 그 떨어진 거리 크기의 망원경 한 대와 동일한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아이디어를 토대로 2017년부터 6개의 대륙에 8대의 망원경을 설치하고 연결하여 마치 지구 크기의 망원경처럼 작동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매우 정밀한 원자 시계로 시간을 맞춘 후 촬영은 한 것이 바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Event Horizon Telescope (EHT))입니다. 목표는 5500만 광년 떨어진 블랙홀을 관측하는 모험적인 일이었습니다. 8대의 망원경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지구의 자전을 이용하여 망원경들의 위치를 바꿔가면서 관측했으며, 이를 통해 관측한 데이터의 용량은 무려 5 페타바이트 (Petabyte, 1×1015 byte)였습니다. 0.5t의 하드디스크 무게에 버금가는 양이었습니다.

관측 결과는 위 사진과 같습니다. 실제로 블랙홀이 존재했던 것입니다. 그 동안 수 많은 과학자들이 이론에 근거하여 예측했던 사건의 지평선 역시 존재했습니다. 중력에 의해 빛이 휘는 중력렌즈 효과에 의해 어느 방향에서나 동그랗게 보일 것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예측도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아래 쪽의 강한 빛은 강착원반이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증명되었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 (Interstella, 2014)에서의 블랙홀

 

Interstellar black hole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볼 수 있는 가르강튀아 블랙홀 | 출처 : DNEG

 

과학자들은 우주의 빛과 블랙홀 주변을 감싸는 강착원반을 통해 블랙홀을 관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이를 통해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소개된 가르강튀아 (Gargantua)블랙홀을 실제와 유사한 모습으로 구현해 낼 수 있었습니다. 4년 동안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킵 손 교수와 조나단 놀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친동생)이 고민한 결과입니다.

이 블랙홀은 회전을 고려하여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왼쪽을 밝게 표현했습니다. 이 후, 밝기를 조절하여 어두운 부분을 없앴고 추가 이미지 처리를 통해 영화 속에서 봤던 블랙홀을 구현해 낸 것입니다.

 

결론

 

많은 과학자들은 수백 년 전부터 블랙홀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봤고 볼 수 없던 것도 봤습니다. 비록 실제 관측한 사진은 뿌옇고 동그란 이미지이지만, 블랙홀을 연구할 확실한 방향을 알게 된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탐험이 끝나는 때가 되어야 비로소 시작이 어디였는지 처음 알게 될 것이다.

–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 (Thomas Stearns Eliot) –

Leave a Comment

error: 컨텐츠 복사가 방지됩니다.